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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로코] 알리의 예배
분류: 여행
이름: pazu * http://www.cafe1871.net


등록일: 2009-06-20 22:11
조회수: 2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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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에 오르자 그는 아랍어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오바마가 카이로 대학에 모인 수천명의 청중에게 했던 '앗살라무 알라이쿰"이었을까? 나는 그저 여러 가지의 아랍어 인사 중 하나로 알아듣고는 분명치 않은 그리고 자신 없는 발음으로 엉겁결에 답례를 했다. 맞는 지 틀리는 지도 모른 채.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그는 '무슬림'이라는 말 한마디로 자기를 소개했다. 그리고 자기 이름이 알리라고 말해주었다. 지금까지 모로코에서 아랍어 인사를 건네는 사람은 이틀 전 투어 도중 잠시 들른 오아시스 마을에서 안내를 해주던 베르베르인 이후 두번째였다. 그리고 자기를 무슬림이라고 직접적으로 소개하는 사람은 그랑택시 기사인 알리가 처음이었다.

공통된 언어가 없었다. 페스로 가는 그 긴 시간을 아주 필요한 상황에서마다 한 두 마디의 단어로 소통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더 말을 하고 싶어도 운전을 하고 있는 그에게는 무리였다. 점심을 먹기 위해 잠깐 쉬어 가자고 말했다. 그후 한 시간 이상을 더 달려서 아틀라스 산맥의 작은 마을인 미델트의 작은 식당 앞에 차는 멈추었다. 그는 식당 주인을 아는 듯 했다. 하지만 그도 아주 오랜만에 이 식당을 찾은 듯 했다. 차에서 내리기 전 나는 그에게 같이 식사를 하자고 했다. 주문을 하고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그는 보이지 않았다. 몇 년 만에 관광객 손님을 맞은 듯 한 식당 주인 부부의 얼굴은 아주 밝았고 요리를 하느라 분주했다. 아주 오래된 벤츠를 점검하느라 그랬는지 식사가 나올 때가 되서야 그는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식사를 하고 다시 사라졌다. 나도 식사를 하느라 그가 자리를 비운 이후 그의 행동에 관심을 두지 못했다. 식사 후 담배를 피우러 갔으리라고 생각했다.

식사를 마치고 민트티를 마시며 밖을 바라보는데 그가 들어온다. 손에 돗자리 같은 것을 들고 말이다. 나는 무슨 상황인지 그때까지도 이해를 못했다. 기도하러 가는 그를 처음부터 지켜보았던 수지가 말해주었다. 식사를 빨리 마친 그는 기도를 하기 위해 간단히 씻고 식당 한 쪽에 준비된 기도자리께를 들고 밖으로 나갔던 것이다. 그리고는 잠시 후 다시 들어오는 길이었다. 아마도 깨끗하고 조용한 자리를 찾아서 동쪽을 향해 기도를 하고 왔을 것이다. 나는 처음 만났을 때 무슬림의 인사를 건네며 스스로를 무슬림이라고 소개한 그를 그때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무슬림은 하루 다섯 번의 일상예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예배 전 마음의 안정과 몸의 정결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사항이다. 일상예배 때에는 부분세정을 많이 한다고 한다. 예배시간은 새벽, 정오, 오후, 해질녘, 밤이다. 운전을 하느라 정오 예배를 지나친 그는 잠깐의 시간을 내서 성지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하고 온 것이었다. 그렇게 이슬람은 알리의 생활 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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